움 Womb (2012)

영화 2012. 5. 8. 19:59


(2012)

Womb 
6.4
감독
베네덱 플리고프
출연
에바 그린, 맷 스미스, 레슬리 맨빌, 피터 와이트, 이스트반 레나르트
정보
드라마 | 프랑스, 독일, 헝가리 | 107 분 | 201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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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에바 그린이 출연한 영화를 챙겨본다. 역시 흑발의 에바 그린이 훨씬 나은 듯ㅎㅎ


  이 영화 굉장히 당혹스럽다. 사랑영화지만, 지독한 집착과 그리움의 메디컬 스릴러라고도 생각할 수 있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한 정상(?)적인 인간문화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형태이다.


  어렸을 때 만났던 두 소년, 소녀는 12년 동안 서로를 잊지 못한다. 소녀가 잊지 못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결국 찾아가는 것은 소녀니까. 둘은 어른이 되어 만나고, 같이 떠나는 길에서 남자는 교통사고로 죽는다. 여자는 슬픔을 잊지 못하고, 남자의 유전자를 복제하여 자신이 직접 남친복제 아들을 낳는다.


  여기부터가 미묘하다. 과학의 시대니까, 이성적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미스테리하다.

  정체성이란 것이 어떻게 정의되는냐는 철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적어도 물리적인 것의 동일성(유전자가 동일함)이 아들과 남친의 동일하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적어도 다른  공간과 시간속에 다르게 지속된 역사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친과 아들은 다른 개별자들이다. 

  그렇다면 아들에게서 남친을 느끼고, 아들 또한 엄마를 여친으로 느끼는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한눈에 반하고, 그것을 평생 잊지 못하는, 소위 말하는 천생연분은 유전자 구조에서 발현되는 것일까? 결국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물리적인 것이라면, 유전자가 천생연분의 핵심이 되지 않을까? 그래야만 이 영화가 설명이 된다. 엄마가 아들에게서 남친을 느끼는 것은 착각이더라도, 아들이 엄마에게 느끼는 감정은 설명될 수가 없다. 아들은 엄마에 대한 기억만 있을 뿐이지, 여친에 대한 기억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핏줄이 당긴다는 표현처럼 유전자도 당기는 것이 아닐까?


  프로이드식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인간의 아들들은 모두 엄마를 사랑한다. 우리 아버지가, 우리 사회가 이것을 용납하지 않고, 아들은 좌절한다. 그리고 이것을 극복해야만 진정한 어른으로 태어난다. 따라서 아들이 엄마를 사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이 영화에서는 이것을 막을 만한 사회적인 장치가 없다. 아들에게는 아버지가 없고, 자세히 묘사되지는 않지만, 학교도 안 보낸 것 같다. 게다가 엄마는 지속적으로 아들을 남친처럼 대한다. 따라서 아들의 사랑은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유전자를 복제했다는 설정을 이용해서 아들을 사랑한다는 굉장히 센세이션한 영화 같지만, 나에게는 너무 투명하여 얕디 얕은 영화같다. 질문자체가 의미없다는 것이 아니라, 사실 진부한 질문이라는 것이다. 천생연분, 잊지 못하는 사랑에 대한 작품들은 너무나 많다. 


  건강한 연애는 떠나보낼 때 떠나보낼 줄 아는 연애라고 교과서처럼 얘기된다. 여주인공은 어렸을 때도 떠나보내지 못하고, 커서도 떠나보내지 못한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일까? 잊지 못한 만큼 간직한 만큼 내 사랑의 진실성은 커지는 것일까? 결국 자기위안일 뿐 아닐까? 떠난 사랑은 돌아오지 않고, 못한다. 보내지 못함이 결국 자기 자신마저 파괴해 버린 것이 아닐까?


  조용한 바닷가 풍경. 어린 소녀와 어른이 된 에바그린의 아름다움. 딱 거기까지만 좋았던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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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lenc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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