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블로그 시사회 이벤트에 당첨되어 왕십리 CGV에서 보게 되었다. 감독의 고교시절부터 그의 첫사랑이 결혼할때까지를 그린 성장드라마이다. 따라서 성장드라마의 모든 요소가 깨알같이 녹아있다.
배경은 1994년도 고교가 배경이다. 남자 주인공 커징텅(가진동)은 언제나 그렇듯 잘 생겼지만, 공부는 하지 않고, 장난만 치는 그런 친구들이다. 주인공의 친구들 또한 전형적이다. 뚱보, 성에만 관심 있는 친구, 자신이 제일 잘 생겼다고 생각하는 친구, 시도 때도 서있는 발기 등.
그런 친구들이 좋아하는 모범생 여학생이 있으니 그녀가 바로 션자이(진연희)이다. 성장드라마 공식에 충실하듯 커징텅은 션자이와 엮이게 된다. 그러나 이뤄지지 않는다. 그리고 어른이 된 한참 후 션자이는 결혼을 한다.
줄거리를 써도 스포가 되지 않는 이유는 성장드라마는 언제나 우리의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거쳤고, 그 시절 한 명이라도 짝사랑을 해봤다면 그 과정은 거의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 것이다. 진부할 수 있는 줄거리임에도 대중들은 공감할 준비가 충분히 되있기에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뻔하게 보여준다면, 너무나 뻔해버려 대중들의 관심밖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의 힘은 깨알같다는 것이다. 줄거리 자체는 평범하지만, 끊임없이 웃음을 유발하게 만드는 소위 추억 돋게 만드는 장면들이 영화 상영내내 즐겁게 해 주었다. 박장대소도 하고, 흐믓한 웃음도 짓게 만들었고, 그 때 그녀가 떠올라 울컥하게 만드는 영화인 것이다.
게다가 이 영화가 대만영화라는 신선함이 있다. 다른나라 청소년이 어른이 되어가는 비슷함(물론 근대교육제도겠지만.)을 확인하는 것은 꽤나 신기한 경험이었다.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구나라는 공감대를 형성하지만, 이국적인 분위기가 신선함을 유지시켰다. 일본, 미국의 성장영화는 많이 보았지만, 대만 성장영화는 처음인 것 같다.
사실 나는 성장드라마를 왠만하면 좋아한다. 그 시절이 떠오르고, 그 때의 아픔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듯, 현재 나도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성장이 판타지가 아니라는 것은 우리의 삶이 그렇다는 것을 늘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금 나를 있게 만든 그 시절. 비록 한국 제목이지만, 그 시절에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읽어도 좋겠지만, 그 시절다음에 쉼표를 and로 해석해도 괜찮을 듯 하다. 그 시절과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그 시절은 거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찬란하니까 말이다.
극단적인 영화들이 판을 치는 시대에 그 시절만으로도 유쾌하고 흐믓하고 따뜻한 시간이었다. 기회가 되면 꼭 보길 추천한다.
사족1) 아메리칸 파이와 같은 성적인 코드가 상당하다. 옆에 딸과 같이 온 어머니가 함께 웃는데, 괜히 민망했다.
사족2) 나름 VIP시사회였다. 왼쪽부터 통역, 감독, 남주인공, 정소민(우리나라 탤런트), 사회이다. 감독의 얼굴을 보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남주인공이랑 전혀 매칭이 되지 않는다. 주인공이 지나치게 잘 생겼다. 그 시절은 그렇게 아름답게 채색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시절 여자주인공의 실재 주인공도??
사족3) 이 여자가 실재 30이라니. 성형수술 안한 것 같은 자연스런 얼굴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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