쑈롱보우(소롱포, 찐만두)



돼지고기 칼국수


돼지고기 마라면


수제물만두


대림시장에는 중국음식이 많다. 값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고, 이국적이어서 가끔 들러서 이것저것 먹어보는데, 시장이라 그런지 조금 지저분한 이미지가 있다. 그러던 차에 시장 안쪽에 깨끗해 보이는 가게가 있어 들어가게 되었다. 작은 분식점 크기의 집이었지만 친절하고, 나름 깔끔했다.


두 번 방문을 해봤는데, 처음에는 돼지고기 칼국수와 찐만두를 두번째 방문했을 때는 마라면과 물만두를 먹어보았다. 


이 집은 밀가루를 잘 다루는 것이 분명하다. 면은 쫀득했으며 매끈했다. 국물은 흔히 떠오르는 중국향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국물은 호불호가 갈릴 것이 분명하다. 고수를 넣을지를 미리 물어봐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난 고수가 좋아 많이 넣어 먹지만, 고수를 빼더라도, 특유의 중국향이 있어 예민한 사람은 먹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돼지고기 칼국수는 돼지사태로 추정되는 고기 덩어리와 돼지기름이 가득한 구수한 맛이다. 기름이 많기 때문에 느끼하다고 생각될 수 있다. 돼지고기 마라면은 돼지고기 칼국수에 마라를 넣어 얼큰하게 만든 것이다. 느끼함도 잡히고 얼큰하기 때문에, 매운것을 조금 잘 먹는 사람은 이 쪽이 나을 것이다. (조금 잘 먹는다는 것의 의미는 '닭발 덜 맵게요'를 주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맘 같아서 돼지기름을 거둬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지만, 그렇다면 그건 원래 요리가 아닐 것이라 생각이 든다. 한국식으로 조금씩 바뀌면서 결국 한국요리화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음식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우리가 그쪽에 익숙해지는 것도 좋은 경험이리라.


국수는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지만, 만두는 크게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 않다. 매우 맛있다. 찐만두와 물만두가 있는데, 찐만두는 찐빵같은 느낌이다. 쿵푸팬더의 팬더가 먹던 그 만두 같은 중국현지인의 만두로 느껴졌다. 물만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중국집 물만두에 비해 피가 두껍다. 그렇지만, 이게 대박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먹어보고 놀랐다. 물만두의 고정관념이 깨지는 경험이었다. 표면이 이렇게 매끈할 수가 있을까? 씹는 느낌도 너무 좋고, 쫄깃했다. 이렇게 매끈하고 쫄깃한 밀가루 덩어리는 처음이었다. 사탕처럼 입안에서 매끈하게 굴러다니는 느낌이 너무 좋았고, 씹을때의 쫄깃함이 좋았다. 


이 집은 양이 많다. 가격이 저렴하다(5~6천원대) 단일 메뉴로 한 끼가 해결이 된다. 동네 사람들에게 축복인 집이리라. 그렇지만, 여행가는 느낌으로 대림시장을 방문하는 사람이 다양한 먹거리를 경험하기에는 '위'의 한계가 안타깝다. 물만두만 떠억 한접지만 먹어도 배부르니 축복이자, 안타까움이었다. 물론 난 국수와 함께 먹었지만.ㅎㅎ 평소에 양이 많은 편인데, 배 터지는 줄 알았다. 가까우면 점심은 여기서 늘 때우고 싶다. 


보통 우리 인식에 둘이 가서 식사 두개 시키고, 만두는 가운데 나눠먹는 방식인데, 여기는 양이 많기 때문에, 만두만으로 한 끼가 충분하다. 그래서 만두를 시키면 국물 한 대접 주셨으면 좋겠다. 만두만 먹기에 조금 물리는 느낌이랄까? 단일메뉴 만두를 한 끼로 만드는 작은 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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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lenc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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