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당연한 것의 역설
elenchus
2018. 2. 14. 00:25
어떤 것이 당연한 것이 되면, 그것은 애초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은 당연하니 뭐 딱히 할 말도 없고, 고맙지도 않고, 그러니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될 때까지의 역사를 망각하고, 소중함을 잊게 되고, 그 당연한 것은 때에 따라서 취약성에 노출되고, 약해진 당연한 것은 사라지고, 사라짐에 대해 안타까워하다가, 사라진 상태가 당연한 것이 되고, 그게 당연한 것이니 또 그러려니 하고 살게 된다. 잊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우리는 망각하기 때문에 중요성을 강조한다. 망각은 피할 수 없는 운명같다. 역사는 덜 잊고 조금이라도 진보시키기 위한 몸부림이 아닐까?